우여곡절 많았던 거실 수납장은 ‘앞은 작고 뒤로 갈수록 커지는 수납’ 원칙으로 정리했습니다. 칸막이는 쇼핑백과 약 상자를 잘라 넣은 것. 당장 써야 하는 것이 맨 앞, 케이블류와 마스크도 같은 방식.
세일은 언제든 또 합니다. 살림 25년에 물건이 너무 많아져 112일째 하루 하나씩 후회 없는 것부터 버리는 중. 재고를 알면 돈을 이중으로 쓰지 않고, 깔끔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습니다. 재활용은 내가 쓸 것이니 모양이 무슨 상관이냐는 게 그의 철학.
행사에서 받은 새 수건은 박스를 바로 분리수거하고 세탁해 수납합니다. 보관만 하면 기억에서 잊혀 갇힙니다. 새 수건이 들어오는 만큼 가장 오래된 수건이 걸레가 되어 대청소에 쓰입니다.
군대에서 2011년에 산 정리 책으로 시작했습니다. 매일 조금씩 필요한 것만 남기면 큰 에너지가 필요 없고 습관이 됩니다. 페트병 자르기, 비닐 접기도 그때 배운 것. 남이 다 해 주면 유지가 어렵고, 같이 하면 유지됩니다. 돈에 여유가 생기고 부부 트러블도 줄어듭니다.
어릴 때 쓰던 것을 버리기 싫어하는 아이. 지금은 보이는 곳에 두고, 좀 크면 처리해도 된다고 말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양념통은 주로 본인이 쓰지만, 가족이 찾을 때 모를 수 있으니 통마다 이름표를 다 붙여 두었습니다. 기름 통도 같은 방식으로 통일했습니다.
쓰지 않을 때는 늘 덮어 두고, 행주는 접어 걸고, 고무장갑은 꺼내 쓴 뒤 제자리에. 앞치마도 쓰고 바로 걸기. ‘쓰고 바로 제자리’가 이 집의 핵심 원칙입니다.
싱크대 아래로 내려가는 음식물처리기 통이 있어 큰 식기건조대를 둘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사이즈로 바꾸고 설거지한 그릇을 바로 말려 바로 넣는 습관으로 바꿨습니다.
먹을 반찬은 꺼내기 쉬운 아래 칸에 모아 남편이 묻지 않고 바로 꺼낼 수 있게 했습니다. 위 칸은 식음료·간식·잼·파스타 소스 같은 종류별 보관.
예전엔 남편이 양말이 어디 있냐고 매번 물었습니다. 양말처럼 자주 찾는 것은 눈에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직관적으로 두니 더 이상 묻지 않습니다. 정리는 같이 해야 유지됩니다.
19평 → 24평 → 34평, 타지역 전세·월세 6년을 거쳐 이 집으로. 가전·가구를 새로 사면서 수납함은 사지 말고 예전 상자를 쓰기로 했더니 정리 습관이 이 집에서 시작됐습니다.
깊은 칸에 박스째 넣어 두면 뒤에 것을 빼기 힘들어 내용물을 모두 풀어 넣습니다. 책은 많지 않아 한쪽에만 두고, 예전에 쓰던 통은 양말 크기별로 담는 오브제 겸 수납으로 씁니다.
쓰레기는 바로 버려야 하니 뚜껑이 양쪽 어느 방향으로도 열리는 슬라이딩 휴지통을 하부장 서랍에 넣었습니다. 손이 어느 쪽에서 와도 열려 편합니다.
공간 박스에 판자 하나를 대고 경첩을 달면 문이 생기고, 걸쇠를 쓰면 선반이 생깁니다. 그것을 알게 된 뒤로 헌 물건을 보면 어떻게 변신할지 기대가 된다고 합니다. 응용이 늘수록 만들 수 있는 것도 늘어납니다.
큰 통은 그대로 두면 무겁고 자리를 차지해 작은 통에 소분했습니다. 다만 '샴푸'라고 쓰면 헷갈려서 '머리1, 머리2, 몸'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름은 정확한 제품명보다 가족이 바로 알아듣는 말이 낫습니다.
쓰레기가 버려진 곳에 사람들이 더 쓰레기를 버리잖아요. 집도 똑같습니다. 조금 깨끗하면 '이렇게 버리면 안 될 것 같은데, 나만 버렸네?' 하게 됩니다. '우리 가족 중에 나만 지금 물컵을 방에서 안 가지고 나왔지?' 하고 스스로 돌아보게 됩니다.
저는 어느 칸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다른 가족들은 모릅니다. 가족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대부분의 물건에 라벨을 붙여 둡니다. 라벨은 내가 기억하려고 붙이는 것이 아니라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찾을 수 있게 붙이는 것입니다.
밀대에 청소포를 이렇게 끼워서 현관에 세워 둡니다. 나갈 때 여기다 세워 두고 나가는 게 제 습관입니다. 청소 도구가 현관에 서 있으면 들어오면서 바로 손이 갑니다.
청소기와 건조대가 방 안에 나와 있는 게 싫어 보일러실에 넣어 보관합니다. 단, 그 이상은 넣지 않는 게 원칙.
정리할 때 바구니를 너무 많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집을 다니니 바구니가 많아 보이지만,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쓰라고 권합니다.
정리 전문가에게서 들은 ‘그냥 똑같이 하지 마라, 생각하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바구니 들고 가서 예쁘게 접어 드리면 일주일이면 무너집니다. 고객이 가진 것을 적극 활용해 그 집의 방식대로 유지되는 정리를 해 드립니다.
꼭지가 있으면 곰팡이가 잘 생긴다고 해서 꼭지 쪽을 아래로, 면수건 위에 둡니다. 굳이 안 깔아도 토마토는 습해지지 않지만 습관처럼.
집을 만드는 주부의 힘은 크고, 쉬는 순간 가정은 무너지기 시작한다는 것이 주인공의 생각입니다. 어지럽거나 복잡할 때 정리·청소를 하면 마음이 가라앉고 일이 풀리는 경험을 합니다. 한 번에 바꾸지 말고 컵 놓는 위치, 신발 놓는 위치부터 하나씩 시작하라고 권합니다.
목장·과수원집 2남 4녀 중 넷째로, 바쁜 엄마 대신 아침에 일어나 걸레질을 하며 정리정돈이 몸에 뱄습니다. 30년째 예쁘게 꾸미고 깔끔하게 사는 것에 최선을 다합니다.
정리를 할 때 어디선가 본 방법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내가 가져다 쓸 수 있는 소스만 골라 나만의 기준으로 우리 집에 맞게 바꿉니다. 집도 조건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버릴 수밖에 없어 보이는 것도 '어떻게 하지?' 하고 한 번 더 생각하면 방법이 나옵니다. 살림의 아이디어는 대부분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어릴 적 '새금팔'이라 부르던 깨진 항아리 조각으로 소꿉놀이를 했습니다. 담벼락 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흙으로 밥을 짓고 반찬을 하고 국을 끓이며 놀았습니다. 지금 집을 생각해 보면, 이보다 좋은 소꿉놀이터가 없습니다.
가족이 모두 술을 좋아해 잔 종류가 많습니다. 언더락 잔부터 샴페인 잔, 레드와인 잔, 화이트와인 잔까지 온갖 잔을 한 구역에 모아 두고, 와인 관련된 것은 다시 그 안에서 따로 묶었습니다.
남편이 셔츠를 홀랑 뒤집어 벗어 놓기에, 뒤집지 않고 그대로 접어 두었습니다. 남편이 '이거 뒤집혀서 접혀 있네?' 하기에 '당신이 뒤집어서 내놨잖아' 했습니다. 뒤집혀 있으면 뒤집힌 채로, 양말도 마찬가지로 둡니다. 그러니 이제는 뒤집어 내놓는 일이 없습니다.
촬영에서도 아들 방은 열지 않았습니다. 프라이버시도 있고, 남편과 아들이 자기만의 공간에서 어지르는 것은 어느 정도 두는 편입니다. 아들 옷이 바닥에 있으면 치우지 않고 침대에 걸쳐 둘 뿐입니다. 거기까지 참견하면 나도 힘들고 본인들도 힘듭니다.
가족에게 정리를 시킨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같은 방식을 보여 주며 가랑비에 옷 젖듯이 가르쳤습니다. 한 번에 바꾸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바뀌었습니다.
집을 나설 때 지금 이 상태 그대로 두고 나갑니다. 그래야 돌아왔을 때 내가 편합니다. 집이 어질러져 있으면 돌아와서 '치워야 하는데' 생각만 하다가 치우지 못하고, 다음 날 아침에 또 그 상태로 나가게 되는 똑같은 바퀴가 돕니다.
옷장이든 어디든 저희가 수납하는 곳은 물건을 꽉 채우지 않습니다. 한 70% 정도만 채워야 새로 사는 것이 생겨도 넣을 자리가 있습니다. 조금은 공간이 남아 있게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해가 바뀔 때는 아이들 학년이 올라가니 문제집이나 교재 같은 것들을 정리합니다. 계절이 바뀔 때는 옷장을 정리하고, 해가 바뀌면 책장을 정리합니다. 이 정도는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방식을 강요하다가는 싸우기밖에 더 하겠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처럼 배우자와 정리하는 성향이 다른 분들은, 이런 식으로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할 공간을 나눠 두시는 걸 권합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다 그런 거 접어서 각 잡고 검사받잖아요. 저는 항상 되게 칭찬을 받았고,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 바지까지 대신 개 준 적이 있는데 그때 약간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잘 개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면 남는 게 없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의미가 있어서, 기념할 만해서, 선물로 받아서 가지고 있는 물건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서서히 그 마음이 덜어집니다. 그때가 되면 사진을 찍어 메모에 남깁니다. 저는 주로 네이버 메모를 쓰는데, 그때 받았던 느낌과 '잘 가라'는 인사를 물건에게 적어 두고 그렇게 보냅니다.
살림살이, 가사노동 이런 것을 많이 줄이고 싶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집안 살림을 너무 많이 했는데 거기에 저 자신은 없었습니다. 남편도 없었고 우리 부부도 없었고, 그냥 오로지 아이들 위주의 생활이었습니다.
이제 후반기에 접어들어 부부만 둘이 남게 되는 생활에 맞는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다시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려면 살림도 줄이고 먹는 것도 줄여야 합니다. 예전에 제대로 된 식사를 그렇게 많이 했으니, 이제는 그래도 됩니다.
이제는 좀 간단하게, 간편하게 먹는 쪽으로 식사를 줄이니까 일단 주방 일이 확 줄어듭니다. 하루 중 가장 큰 살림 하나를 줄이면 나머지도 같이 가벼워집니다.
그런데 취향이 다른 가족이 모였을 때, 정리에 너무 강박적으로 매달리거나 다른 가족에게 강요를 하면 그것이 불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부장에는 사실 별게 없습니다. 청소와 관련된 제품만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탄산, 베이킹소다, 그리고 솔 종류입니다. 물이 지나가는 자리라 여기에 음식이나 그릇을 두지 않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
예전에는 '저거 해야 되는데' 하면 바로 일어나서 하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부터는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기도 하고 '아, 나중에'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걸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아무래도 짐이 적은 게 내 몸을 살리는 길이고 나를 위하는 길이다 싶어서, 그래서 요즘 많이 줄이고 있습니다.
많이 돌아다니는 이야기인데요, 꽃을 하나 선물 받아서 꽂으려고 꽃병을 닦았습니다. 그런데 꽃병을 놓을 자리가 없어서 책상을 치우려고 보니, 책상 위 물건을 어디엔가 넣어야 합니다. 서랍에 넣으려고 열어 보니 서랍이 너무 지저분합니다. 그렇게 치우다 보면 방도 치우게 되고 집도 치우게 됩니다. 시작은 작은 것 하나입니다.
22평은 주방과 거실이 일자로 이어져 집이 더 좁아 보이기 쉽습니다. 툭 튀어나온 매립형 대신 벽에 얇게 붙는 부착형 후드를 골라 답답함을 줄였습니다. 리모델링 때 ‘작은 집에서 튀어나온 것은 압박감을 준다’는 원칙을 세운 셈입니다.
곰팡이 심한 노후 주택과 월세를 거치며 무기력했던 시기, ‘예쁘게 살림하는 영상을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습니다. 하얀 집은 먼지가 보여 수시로 닦게 되고, 아픈 것도 잊고 청소하게 됐다고. 이사 가는 분들에게 좋은 꿀팁이 되길.
부지런함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에게 살림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입니다. 노력 대비 효과가 보이지 않으면 다음 걸 할 의지가 안 생기므로, 청소보다 효과가 큰 정리를 먼저 합니다. 물건이나 가구의 위치를 바꾸거나 용도를 바꿔 쓰면 굳이 정리하지 않아도 정리돼 보입니다.
어린 시절 살림을 보고 배울 기회가 없었고, 남의 편견을 듣기 싫어 더 깔끔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인터넷과 유튜브라는 매개체가 많으니 많이 보고 배우고, 아이들이 엄마가 하는 걸 보고 배우게 하자는 것이 이 집의 철학입니다.
정리정돈이 되어 있으면 집에 여백이 생기고 우리 집 물건이 어느 정도인지 늘 알게 됩니다. 중복 구매가 줄어 경제활동에도 기여한다는 것이 주인공의 생각입니다.
바쁜 분들은 정리를 아예 포기하기도 하는데, 공간 전체를 바꾸려 하지 말고 오늘은 서랍 하나, 내일은 화장대 하나씩 넓혀 가라고 권합니다. 자기만족이 생기고 영역이 넓어지면 집 전체가 깨끗한 공간으로 바뀝니다.
넓은 집이든 좁은 집이든 어떤 환경이든, 손이 닿는 모든 자리를 정리하고 청소하다 보면 함께 사는 가족이 조금 더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며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색이 맞춰져 예쁜 것들로만 채워진 집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렇게 살림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게 보여 주고 싶었다는 것이 출연 이유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마음이 흐트러질 때가 많습니다. 60대를 시작하던 처음 그 마음처럼, 마음을 다잡고 살려고 늘 노력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혼자일 수는 없습니다. 같이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정리도 살림도 혼자 잘하는 것보다 나누며 하는 쪽을 택합니다.
수납은 체계적이어야 하고, 이 정도 하려면 하루아침에 되지 않습니다. 쓰다가 불편하면 바꾸고, 또 바꾸면서 몇 해에 걸쳐 자리가 잡힙니다.
이렇게 살아온 것이 36년 됐습니다. 결혼할 때부터 그랬으니까요. 어느 날 마음먹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쭉 해 온 습관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내 방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 방만큼은 예쁘게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엄청 꾸미고 살았고, 공간에 대한 그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자유롭고 더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재미있게 하면서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이게 보여야지 쓰지, 안 보이면 안 씁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보이게 두려고 합니다. 수납의 목적은 감추는 것이 아니라 쓰게 만드는 것입니다.
물건마다 자리를 찾아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엄마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는 물건은 아이도 둘 곳이 없습니다. 자리가 정해져 있어야 아이도 제자리에 갖다 놓습니다.
아이들이 크니까 정말 수납 전쟁이더라고요. 그러다 한 평의 가격이 얼마냐고 생각해 보라는, 못해도 천만 원이 넘는 그 비싼 공간을 내가 쓰지 않는 물건으로 채우고 있지는 않은가 한번 생각해 보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제가 관리해야 되는 총 물건의 양이 버겁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살 때는 진짜 진짜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노력합니다. 물건이 줄면 그만큼 할 일도 줄어듭니다.
아이와 남편에게 정리하는 법을 가르쳤더니, 남편이 정말로 '우리가 이걸 왜 해야 돼?' 하고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럼에도 제가 계속 열심히 하니까 가족들이 협조적으로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주부이자 엄마이자 직장인이고 그다음에 '나'도 있어야 하니 정말 너무 힘듭니다. 요즘 워킹맘들이 다 그렇게 힘드신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를 하고 나면 내가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조금 더 힘이 나고, 더 좋은 방법을 자꾸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한번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건 아기를 재우고 나서 하는 일입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저 혼자 그냥 도 닦는 심정으로 빨래도 개고 이런 것도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는 게 되게 좋습니다.
그래도 저희 둘이 생활하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저도 사실 방이 큰 것보다는 가족이 함께 쓰는 공동 공간이 큰 쪽을 선호합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집 어질러 놓는 걸 안 좋아하셨어요. 정리 정돈에 대해 잔소리를 많이 하셨던 분들이라, 어릴 때는 하기 싫은데 그냥 억지로 한 거죠. 그런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니까 습관이 됐고, 이제는 하지 않으면 너무 지저분해서 일에 집중도 안 됩니다.
그러니까 정리를 위한 정리를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정리 자체가 목적이 되면, 각을 못 맞춘 날마다 스스로를 탓하게 됩니다.
정리는 내가 사용을 할 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각 잡아 두는 것도 보기는 좋지만, 정리를 해 놓으면 제가 쓸 때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정리를 무슨 퍼펙트하게 다 사각 직각으로 맞춰서 해야 된다, 그런 건 아닙니다. 정리 정돈은 살림에 있어서 필요한 것이고, 생활에 여유를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집안 살림을 보면 지금 현재 쓰고 있는 물건, 쓰임은 없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가지고 있는 물건, 언젠가 쓰일지 몰라서 가지고 있는 물건, 보통 이 세 종류더라고요. 저는 그중에서 첫 번째 것만 가지려고 합니다.
언젠가 쓰일지 몰라서 가지고 있어야 되는 물건들은 저는 거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언제 쓰일지도 모르는 물건에 공간을 할애하고, 그걸 관리하면서 가지고 있는다는 것이 저에게는 굉장히 소모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렇게 줄여 낸 시간들을 나를 위해서, 남편은 남편대로 본인을 위해서, 또 우리 부부 둘만의 어떤 생활을 위해서 채워 나가는 시간으로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단출하게 사는 삶이 얼마나 가뿐하고 좋은지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정리가 모든 사람에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건 개인 취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사람도 많고, 정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상태로 아주 행복하게 문제없이 잘 살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정리에 대해서 너무 강조하고 강요했던 부분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 그때 그러지 말걸' 하는 후회가 되는 부분이라서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을 좀 넓게 가지시고 '나는 내가 정리 좋아하고 깨끗한 거 좋아하니까 내가 한다', 이런 마음으로 다른 가족은 그냥 존중해 주는 쪽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은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보고 배웁니다. 깨끗한 걸 좋아하는 성향이면 따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아이에게 강요하는 건 심하게 말하면 폭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번 대구에 사시는 워킹맘 영상을 보면서 '나도 저때는 참 힘들었지, 아이고 그때 힘들겠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힘드신 워킹맘들께는 조금만 참고 조금만 견디시면 좋은 날이 반드시 온다고,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아이들 나가고 부부만 남은 제 또래 분들께는, 그동안 살아왔던 패턴에서 조금 단출한 생활로 옮겨 오셔서 그동안 등한시했던 나를 좀 찾아가는, 또 부부의 관계를 다시 회복해 나가는 그런 시간들로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저희 위층에 언니가 한 분 있었습니다. 그 집에 갔다가 '나도 저렇게 예쁘게 정리하고 예쁘게 꾸미고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 안에 있던 욕망이 그때 구현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언니한테 물어보고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언니가 해 준 말 중에 딱 한 가지가 기억납니다. '한 평이든 100평이든 네가 있는 곳이 제일 중요하다.' 그때 저는 20평대에 살면서 '30평대 가면 예쁘게 꾸며야지'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집이 작다, 방이 좁다 하면서 못 하면 나중에 30평에 가서도 못 합니다. 그 센스가 갑자기 생기지는 않으니까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되고, 그 정성이 남을 감동시키고, 그러면 나도 변하고 남도 변하고 사회도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남의 집 서랍을 정리하고 남의 집을 정리하는 일을 합니다.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로 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 뭔가를 시작할 때 '이걸 언제 다 치우지' 하고 생각하지 마세요. 스테이크를 한 덩어리째 그대로 먹는 사람은 없잖아요. 잘라서 하나씩 하시면 됩니다. 조급해하지만 않으시면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 건강하시고, 정리하실 때는 너무 땀 흘리지 마세요. 덥지 않을 때를 골라서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힘을 빼고 해야 계속할 수 있습니다.